일전에 들은 이야기인데 참으로 감을 잡을수가 없었다. 내가 사는 구역아빠트에서 있은 일이다. 7층에 거주하는 집에서 10년도 더 넘어되게 개를 길러왔는데 이제 그 개도 나이를 먹은 탓에 로쇠해져서 수염도 흰 수염이 나면서 얼굴이 모두 희여졌을뿐만아니라 그에 따라 운신도 버거워 7층에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려면 힘에 부쳐 헐떡이면서 몇번씩 쉬여야 한단다. 하여 이제는 개도 스스로 힘에 겨운것이 알리자 아예 7층에서 내려오려 하지 않고 집에 죽치고 누워있는데 하루 세끼를 쏘세지와 햄버거로 “대접”하는가 하면 목욕까지 시켜주면서 그 정성이 너무나 지극하여 보는 사람들이 보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한다. 옆사람들이 가져다 버리든지 아니면 처리하라고 하면 펄펄 뛰면서 화를 낸다고 하니 참으로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하긴 개도 생명을 가졌고 또 오랜 시간동안 기르면서 정들었으니 다소 리해는 되지만 그렇듯 정성을 다하는데는 어딘가 썩 내키지는 않는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개를 제일 천한 짐승으로 생각해왔으며 제일 천한것과 속된것을 말할 때면 의례 개에 비유하여 말하였는바 우리 말 속담에도 개와 관련한 속담들이 많고도 많으며 우화들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전부터 개를 기르는것은 집지킴을 시키기 위한것이고 그러다 다 자라면 잡아먹기도 하기 위해서였다. 너무 멀리는 몰라도 지난세기 70년대부터 90년대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들은 개를 키워서 잡아먹거나 개를 사서 잡아먹는 등 추렴들을 자주 하였으며 또 그것을 모두가 함께 모여 즐겁게 보내는 시간으로 간주하였었다.
헌데 언제인가부터 서양의 물이 들어오면서 개에 대한 관념도 달라지기 시작하였는바 우리가 전에는 보지도 못하였던 앙증맞거나 혹은 괴상하게 생긴 개들이 높은 몸값으로 우리의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였으며 또 그것을 일종 자랑으로 혹은 부의 상징으로 간주하기까지 하고있다. 길을 가다가도, 강변로를 산책하다가도, 아침시장을 돌 때도 개를 안고 다니거나 개의 목에 맨 줄을 쥐고 어깨를 살리고 으쓱해서 다니는 사람들을 너무나 쉽게 볼수 있다. 그러는 그들이 자신들이 아주 대단해보일거라 생각하는것 같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개털을 풀풀 날리고 또 이리저리 쏘다니며 걸어가던 개가 아무곳에나 마구 변을 보아 다른 사람들의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준다는것은 아예 생각해보는것 같지 않다.
언젠가 한국 TV에서 본 이야기인데 한 가정부녀가 개의 옷을 각양각색으로 백벌이나 갖추어놓고 하루에도 몇번씩 갈아입히면서 거기에다 신까지 받쳐 신기는것을 보고 그 개가 분명 개였지만 그 순간만은 정말 개인지 의심할 지경이였다. 한것은 너무도 분에 넘치는 사람대접을 그것도 고급대접을 받고있으니 말이다. 확실히 현재 애완견들은 사람이상의 대접을 받고있는것만은 사실이다.
언젠가 TV에서 본데 의하면 아프리카를 비롯한 빈민구의 어린이들은 하루에 고작 한끼도 먹지 못하고있으며 단돈 몇십원이 없어 약을 먹지 못하여 실명되고있거나 목숨을 잃어가고있다. 그들에게 만약 지금 애완견의 하루 이틀 먹이에 들어가는 돈만 준다면 아마도 큰 도움이 될수 있을것이다.
자신의 생활이 넉넉하여 그리고 자신의 취미가 그러하여 개를 기르는데 남의 잔치상에 감놓아라 배놓아라 하는격으로 참여할 일은 아니겠지만 개가 아무리 령리한들 개는 어디까지나 개이지 필경 사람은 아니지 않을가 생각한다. 물론 관습의 차이는 있겠지만 개에게 너무 고급대접을 하거나 정성을 다하는것은 좀처럼 리해가 가지 않는다.
개에게 그렇듯 고급대접을 하고 정성을 쏟을 때 한번쯤 생각해보는것도 좋지 않을가. 나의 부모님께, 나의 형제에게, 나의 친척들에게, 나의 친구들에게, 나의 동료들에게, 나의 이웃에게 그만큼한 친절과 정성을 베풀어보았는지를 말이다. 만약 나와 관계되는 모든 주위사람들에게 항상 감사해하면서 친절과 정성을 베푼다면 말그대로 정많은 사람이 될것이며 그와 함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진정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될것임은 더 말치 않아도 될것이다.
그렇다 하여 개를 너무 천하게 굴거나 기르지 말자는 말은 결코 아니다. 개는 어디까지나 개인만큼 개로서의 대접을 받으면 되지 않을가 생각해본다.
해란강닷컴
<찰스 다윈>
나는 개나 고양이를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는 인간의 종교에는 별 흥미가 없다."
<에이브러험 링컨>
"여기에 허영심에 들뜨지 않은 아름다움을, 오만함이 없는 힘을, 흉포함을 포함하지 않는 용기를, 그리고 아무런 나쁜 습관도 없는 인간의 모든 미덕을 소유한 자가 잠들어 있노라."
<바이런 경의 개의 무덤에 세워진 묘비에 새겨진 비문>
"동물은 감정 없는 기계와도 같고, 오직 본능에 의해서만 행동한다는 얘기는, 반박할 가치도 없는 끔찍한 궤변이다."
<퍼시 배시 셸리>
"당신이 장난으로 죽인 개는, 진지하게 죽어간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당신들은 개는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군요. 하지만 나는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하늘나라에서 살고 있음을 분명히 얘기할 수 있습니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나 역시 동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그러한 사람들은 동물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진정으로 그들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크고 작은 모든 동물들은 각각의 다양함과 아름다운 형태 그리고 매혹적인 태도 등이 하나로 모여 경이로운 대자연의 한 부분이 되어준다. 나는 그들에게서 대화하고 싶어하는 갈망과, 사랑을 할 수 있는 진정한 능력을 보게 된다. 인간을 믿지 않고 두려워하는 동물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이 거만하고 둔감한 태도로 그들을 대하기 때문이다."
<파블로 카잘스>
굶주린 개를 데려다 잘 먹이며 키워주면, 그 개는 절대로 당신을 물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개와 인간의 근본적인 차이이다."
<마크 트웨인>
나는 개가 우리를 믿으며 어린아이와 같이 철저하게 우리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제임스 해리어트>